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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픈눈빛


이번 대선 단상

나는 이번 대선에서도 문재인을 찍었다.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여 안희정을 지지한 원죄로.

지난 대선에서는 최악을 막아야한다는 공포에 굴복하여 그를 지지했었고, 이 후 총선에서 그 공포를 극복했다.

문재인 개인에 대해 딱히 싫어하거나 하진 않는다.

그는 평범한 나에 비하면 훌륭한 사람임에 분명하다.

다만 그를 정치계에 떠밀고, 지금도 계속 밀고있는 사람들이 나를 불편하게 한다.

막말로 이번 선거에서도 보여진 특정 당과 후보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는 어떤 면에선 순수하게 멍청하다.
(맹목적 지지에 한하며, 전략적이거나 이익에 따른 지지는 단순히 가치관이 다를 뿐이다.)

하지만 그런 맹목적 지지를 조롱하고 냉소를 흘리는 자들이 그와 다를바 없는 행위를 하는 것을 계속 목격하며, 나는 그들이 자기 기만을 하는 것인지, 위선적인 것인지, 아니면 진짜 멍청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들은 전체주의적이고, 정의를 독점하고, 대의를 강요했다. 그 과정에서 어떤 상처를 받거나 희생을 치러야할 사람들에게 사과와 부탁이 아닌 폭력과 협박을 사용했다. 그런 그들이 자유와 평등, 민주주의를 노래할 때, 난 그 가치들이 조롱당하고 있다고 느낀다.

물론 이 모든 일은 문재인이란 개인이 아닌 그를 지지하던 주류의 모습이다.

하지만 문재인은 누군가 말했듯 착한 사람 컴플렉스가 느껴지는 사람이다.

그는 정치를 원치 않았지만 그를 원하던 사람들에게 떠밀리고 이끌리어 정치를 시작했고, 이제는 이를 자신의 숙명으로 받아드린 듯 보이지만 여전히 그들을 염려하고 신경쓰며, 자기 자신 개인으로서의 문재인 보다 그들을 위한 정치인, 그들을 위한 대통령이 되고자 노력한다.

물론 지난 불통의 세월에 비하면 이는 미덕이지만, 그는 지지기반을 떠나 독립된 주체로서의 목소리를 좀 더 내야할 필요가 있다.

어제 당선이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그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살피겠다 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특별하게 들렸을지 모르지만 이는 당연한 말이다. 그는 이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고, 이제는 지금까지 그를 지지해준 특정 집단을 위한 것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니.

만약 그가 진정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생각하고 그를 위해 행동한다면, 그 과정에서 여러 목소리를 듣고 판단한다면, 아마 그동안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실망할 일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

아니 나는 내심 그런 일이 벌어지길 바란다.

덧글

  • 하늘여우 2017/05/10 12:39 #

    저는 민주당 경선에는 참여했지만 대선때는 문재인에게 표를 주지 않았네요.
  • 흥분제 버드 퇴출 2017/05/10 12:41 #

    개성공단 재개 같은 황당한 짓은 접고 미군철수와 북핵포기의 맞교환을 중재하면 좋겠네요.
  • 聖冬者 2017/05/10 13:05 #

    만약 그가 진정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생각하고 그를 위해 행동한다면, 그 과정에서 여러 목소리를 듣고 판단한다면, 아마 그동안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실망할 일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

    정말 명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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